여자 인생에 생리 끝나니"몸 곳곳 불청객들

여자는 폐경을 맞으며 또 한 번 새로 태어난다.
45~55세 전후로 몸에서 여성 호르몬을 덜 만들어내기 때문.
그런 호르몬 부족 현상이 갱년기 증상들을 만들어낸다.
안면홍조나 수면장애, 두통도 생기지만 유방, 생식기 등 여성 특이적인 기관들에도 여러 변화를 몰고 온다.
날 노리는 조용한 침입자, 유방암
유방 질환은 대개 양성과 악성으로 나눈다. 대부분은 양성이다.
섬유물혹(낭종)부터 섬유선종, 유방염에 이르기까지.
낭종이나 선종은 유방에 멍울이나 혹이 생긴 것. 양성이 많지만, 악성으로 변할 수 있어 정기 검진으로 늘 감시해야 한다.
유방염은 세균 감염 때문인데, 흔히 수유부에 많이 생긴다.
분비물 색깔로 알 수 있다.
통증도 따라올 수 있다.
특히 노란색,
혹은 붉은색 분비물이 나올 땐 유방암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실 유방암은 갱년기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호르몬 변화와 함께 유방 조직의 밀도가 증가하면서 발병 위험이 커진다.
최근엔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도 많이 생겨 주의가 필요하다.
단,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좋다.
게다가 유방암이 의심될 땐,
유방 초음파 검사나 맘모톰(Mammotome) 조직검사로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거기'에 생긴, 말 못 할 불편한 진실들
이 시기엔 여러 부인과 질환들도 주의해야 한다.
가장 많이 생기는 것은 질염이나 질 건조증. 질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면서
흔히 성교통, 가려움증을 거쳐 요로감염으로 이어진다.
골반 기저부 장애도 잘 생긴다.
자궁, 방광, 직장 등 골반 기저부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발생하는데
요실금, 변실금, 자궁 탈출 등의 원인이 된다.
특히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또 난소에 물혹이 생긴 '난소낭종'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같은 병원 부인과 박민혜 과장은
"질 환경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인데,
분비물 양이나, 색깔, 냄새 변화로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때론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여기다 발생 확률은 높지 않으나 이 시기 여성들에 가장 위험한 것은 자궁암과 난소암. 그중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 속도가 빠르기에 더 치명적이다.
박 과장도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이상을 느낀 때는 암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환자 자신도 당혹스럽지만,
진단하는 의사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내 뼈 갉아 먹는 골다공증…갱년기 이후 '삶의 질' 달라져
또 하나 갱년기 여성에 주의해야 할 대목은 바로 골다공증.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빠르게 골밀도가 떨어지기 때문.
여기다 운동 부족으로 팔다리 근육까지 약해지면 잘 넘어지고,
그게 뼈가 부러지는 골절까지 이어지기 쉽다.
이수경 과장은
"골다공증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골절 위험을 높여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게 더 큰 문제"라 했다.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흡연, 음주, 칼슘 섭취 부족 등도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에 갱년기 여성은 몸의 변화를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1~2년에 한 번씩은 꼭 유방 촬영술과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고,
3년에 한 번씩은 자궁경부 세포검사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그동안 가족들 먼저 챙기느라 잘 돌보지 못했던 자신의 몸을 이때부턴 최우선으로 챙길 필요가 있다는 것.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해야 이런 질병을 두루 예방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