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이야기] 산죽
함백산~정암산~마천봉~화절령으로 이어지는 강원 남부 백두대간 고산지대의 겨울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옵니다.
단풍 진 산허리가 잎갈나무(낙엽송) 잎으로 물들 무렵,
가을은 마지막 여정에 마침표를 찍지요.
이때쯤이면 산속의 모든 생명이 겨울을 예감합니다.
바람은 사나워지고 이슬은
무서리로 변해 헐벗은 나무를 에워쌉니다.
바람조차 무채색으로 불어오는 회백색 계절,
어디에서도 생명의 숨결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산죽의 세계를 모르고 하시는 말씀!
혹한에 맞서 펼쳐지는 산죽의 군무를 보셨다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11월의 산죽은 생명의 징표입니다.
녹색 군무로 무서리를 털어내고,
싱싱한 어깨춤으로 수만 가지 리듬과 율동을 만들어 냅니다.
숲을 깨워 생명을 잇고 품지요.
산죽의 강한 생명력은 질기고 억센 뿌리에서 시작됩니다.
거친 토양과 바람, 혹한의 추위에도 굳건하게 버티고 이겨냅니다.
1m 남짓 자라는 줄기는 대나무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꼿꼿하되 유연하며 잎은 선비의 기개와 품격을 오롯이 드러냅니다.
무리를 짓되 독립적으로 당당합니다.
그런 기운이 고스란히 약성으로 발현돼 사람에게 이롭습니다.
뿌리와 줄기 잎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산죽은 이뇨 기능이 탁월합니다.
몸에 축적된 중금속 배출을 도와 통증을 줄여줍니다.
숙취 해소를 돕고, 복부비만 치료에 효과
적입니다.
일부에서는 당뇨, 갱년기 증상 및 피부병 관리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끓는 물에 우려내거나 효소를 만들어 먹지만
잎을 채취, 차로 덖어 마시면 좋습니다.
눈 내리는날, 산죽 차 한 모금에 몸 전체가 맑고 향기로워 짐을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날, 내몸에 건네는 선물이지요.
‘미식가를 위한 식물 사전’을 펴낸 중국의 식물학자 스쥔은
“약초의 성분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과민증상을 불러일으킨다”고 경고합니다.
의사와 전문가의 처방 없이 많은 양을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는 약초
맹신에 따른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산죽도 예외가 아닙니다.
임산부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고,
일반인이 과다 섭취하게 되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과유불급이지요.
때로는 눈과 마음으로 느끼면 더 좋은 식물! 산죽의 바다에 빠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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