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꽃
가을이 내리던 날
요양 병원문을 아들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 할머니 한 분이 있었다.
"엄마…여기 한 달만 있으면 다시 데리러 올게"
"이 엄마 걱정은 말고 어여가"
"엄마 ,걱정하지 마
딱 한 달만 있으면 돼 알았지?."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욕심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은,
추락하는 눈물에 들어있는
아픔으로
서로를 배웅하고 헤어진 뒤,
엄마가 잠들지 않는 바다를
닮아가고 있는 걸 알았는지
아들은 한 달 뒤
겨울의 문턱을 밟으며 병원을
들어서고 있었다.
"엄마…. 미안해"
"늙은 이 애미 걱정을 말고
젊은 너 걱정이나 혀"
바람길 숭숭 난 가슴을 애써 숨긴 아들은 병원 앞마당에 핀 들꽃을 한아름 꺾어와
빈화병에 꽂아두며,
"엄마….
저 꽃병에 꽃이 시들기 전에
꼭 다시 와서 엄마 데리고 나갈게"
희망 같은 내일을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의 귀에
다른 가을이 와도 아들의 발소리는
들려오질 않았지만,
꽃이 시들면아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봐,
매일 매일 "시든꽃"
병에 눈물을 채워 넣으며 아들을 바라보듯
웃음짓기만 하는 할머니를 보며,
"할머니…
꽃이 다 시들었는데 제가 버려드릴게요"
"안 돼! 손대지 말어"
"시든꽃" 이라도 아름다워서일까?
세월바람에 꾸덕꾸덕
말라져 가는 꽃들을
매일 매일 눈에 넣으려
간호사의 호의조차 거절한 할머니는,
행여나 그 꽃이 사라지면
기다리는 아들이 오지
않을까 봐,
만날 순 없어도
느낄 순 있다는 듯
"시든꽃"만 온종일 바라보고
있는걸 보며 병실 안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딱 보면 몰러…..아들이 버리고 간 거지"
"현대판 고려장이 따로 없지"
깎아지른 인생길에
다시 찾아온 가을이
문을 닫고 가버린 자리에,
또 다른 얼굴을 내민 가을따라
마디마디 심어놓은 서러움으로
하루를 버티시던 할머니는,
바람 한 장보다
가벼웠던 삶을 지우고
기다림이 없는 하늘나라로
떠난 병실에는,
"시들어버린 꽃만"이
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백만 번 시들어도
기다리고픈 엄마의 마음을
말해주려는 듯이~♡
글을 읽고 마음 속으로 몇번이나 눈물을 삼켰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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