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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걷기, 노화 늦추는 가장 손쉬운 방법

산다람지 2023. 12. 13. 17:37

지혜의 창 - 장수방(본지 논설위원/(前) 경찰인재개발원 체육학과장 교수/(현)경기 수원시 센트럴어반시티 경로당 회장)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을 하고 그 다음은 늙어간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지만 틀림없이 노화(老化)되는건 사실이다. 중년을 지나 노년이 되면 내 몸이 늙고, 힘이 없어지고, 약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정상이라 하루하루 몸이 노화(老化)되는 것이 느껴지는데 당장 어떤 변화를 줘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걷기를 시작하여 걷는 속도를 올려보자. 빨리 걸을수록 노화(老化)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걷는 속도는 노화를 가늠하는 척도다. 실험대상자를 평생에 걸쳐 확인한 연구와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 모두에서 증명됐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904명을 3세부터 45세가 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걷는 속도를 측정하고,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45세에 걷는 속도가 느린 사람은 걷는 속도가 평균이거나 빠른 사람보다 대뇌피질이 얇고, 백색변성(대뇌피질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가지 모두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노화(老化) 증상이다.

유전자에서 수명 관련 부위인 텔로미터를 걷는 속도에 따라 분석한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팀이 40만 5,981명의 텔로미터를 확인한 결과,
빠르게 걷는 사람(시속 6.4km 이상)이 느리게 걷는 사람(시속 4.8km 미만)보다 생물학적으로 16년이나 더 젊었다. 텔로미터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DNA 염기서열로, 세포가 늙을수록 이 부위가 짧아져 세포 수명을 측정할 때 사용된다.

레스터대 연구팀인 같은 실험 참여자로 걷는 속도를 높이는 생활 습관 교정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그 결과, 매일 10분씩만 빠르게 걸어도 기대수명을 3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자는 젊은 시절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되어 이른 시간에 테니스, 마라톤, 자전거 타기, 등산, 빨리 걷기 등 여러 가지 운동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데
최고의 운동으로 나이 드신 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운동이 ‘빨리 걷기’이다.

빨리 걷기의 좋은 점은 운동효과가 높고, 부상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언제, 어디서든지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빨리 걷기를 누구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하는데 10분에 1km 이상의 속도로 걷는다는 원칙을 세워서 매일 매일 꾸준하게 운동하면 틀림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컨디션이 나쁘거나 몸이 불편하면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
또한 나이가 들어갈수록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고 하는 미국 듀크대, 영국 레스터대 연구 결과에 대하여 전적으로 동감한다.

빨리 걷기에 더하여 운동효과를 높이려면 등에 배낭을 메고(이런 운동 방법을 ‘Rucking’이라 한다) 걷는데 무게는 처음은 가볍게,
그리고 체중의 1/10만큼, 10kg 이상을 메고 걸으면 심·폐지구력과 근력 향상에 최고이며 더하여 보폭을 5cm 이상 넓게 걷는 습관을 들인다면 치매 위험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빨리 걷기의 기준은 시간은 30분 이상, 강도는 등에 땀이 날 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지만 좋다고 몸 상태에 관계 없이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인 중에는 마라톤 풀코스(42.195km) 100회를 목표로 한 달에 세 번씩이나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보았는데 몸에는 무리가 되어 나이에 비해서 겉늙어 보였다.
빨리 걸을 때 ‘걷는 자세’를 가장 신경 써야 한다.

잘못된 자세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몸과 땅 바닥이 수직을 이루도록 가슴, 등, 어깨를 곧게 펴고, 턱을 몸쪽으로 당긴 후 시선은 정면을 바라본다. 팔은 L자나 V자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든다.
이때 팔에 힘을 주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빨리 걷기’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른 자세임을 알았다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일이 걷기에 알맞은 신발에 관한 일이다.
신발장에 보면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신발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어도 적당하게 정리할 것을 권한다.

신발은 화학제품으로서 시간이 지나면 못쓰게 된다.
오래된 신발이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발, 하체에 무리를 주거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여 걷기 운동에 나쁜 결과를 낼 수 있다.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오전이 아닌 오후에 구매하는데 너무 고가여도 그렇지만 너무 싸구려 신발을 사지 말고 조금 비싼 신발을 전문 스포츠 매장에서 구입하기를 권한다.

매일 빠르게 걷는 일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도 않고, 거르지 않고 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해 보면 알 수 있다.
걷는 동안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은데 요즘은 무선 이어폰으로 편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걸을 수 있다.

한 편으로 걷기 앱을 휴대폰에 설치해서 매 10분마다 걷는 속도, 거리 등을 알려줘 무료하지 않게 걷는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일은 이어폰으로 음악 듣는 것에 심취하여 타인이나 자전거 등에 부딪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목표 지점에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혼자서 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멀리 가려면 친한 사람과 함께 하라는 말이 있다.

‘빨리 걷기’가 건강에 좋은 것이 확실하지만 가끔은 친한 사람들 여럿이서 즐거운 대화를 하면서 걷는 것이 사람 사는 즐거움이고 여유로운 삶이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닐까? 힘들면 쉬어 가면서 맛있는 커피나 차를 마시며 박장대소(拍掌大笑) 하면서 가을의 좋은 경치와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계절의 호사를 누리면서 건강은 덤이 되도록 빠르고 강한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
느리고, 여유로움을 즐기는 ‘혜인시대’ 어르신들이 되기를 권장한다.
신체적인 건강이 중요한 것이 맞지만 정신적으로도 여유롭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진실로 건강하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혜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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